애자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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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정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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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최강희, 김영애, 배수빈, 최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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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정보 한국 | 드라마 | 2009.09.09 | 15세이상관람가 | 110분
학창시절 선생님들이 제일 다루기 어려워 하는 부류인 공부잘하는 문제아였던 박애자양.
억센 그녀에겐 모전녀전이란 단어를 생각나게 할만큼
억세기로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엄마 최영희여사가 있다.
왠지 둘의 이름이 바뀌어도 좋았을 것을.. 이란 생각도 잠시.
박애자의 애자에서 한자로 사랑"애"를 쓴다면 일본어로는 "아이꼬"양 되시겠고,
사랑하는 자식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영화 내내 과연 엄마는 애자를 사랑했을까?하는 의문이 들만큼
오빠에 대한 사랑만 표현했던 엄마가 정말 사랑했던 자식은
"애자"였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될까?
원래 갱상도 사람들이 표현을 잘 못한다는 보편적인 사회적 동의(?)가 있다.
사랑을 표현하지만 상대방이 못 알아듣는 경우도 다반사..
솔직히 난 영화를 보며 저렇게도 딸 "애자"를 구박하는 엄마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딸 "애자"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엄마의 오빠에 대한 편중된 사랑때문에 괴로워하며
사춘기 내내 엄마의 사랑을 받기위해 사고를 치기도 하지만
결국 성인이 되어서는 포기하고 집을 떠나버리는 애자.
하지만 애자는 집을 떠나서도 엄마에게서 자유하지 못한다.
처음엔 엄마가 애자를 미워하는 이유가 남편이 죽고 아들이 장애를 갖게된
교통사고의 원인이 애자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도 그렇지 ..
애자에게 보이는 엄마의 언행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뭔가 엄마와 딸의 관계가 뒤바뀐듯한 느낌..
하지만 어쨌든 투닥거리는 것이 그들 나름의 사랑의 방식이고,
그 안에 오고가는 대사나 폭력안에서도 서로에 대해 오해가 없다면
그것도 나름 사랑하는 엄마와 딸 사이라 봐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원래 갱상도 사람들의 표현이 좀 투박하고,
실제로 부산출신인 나로서도
공감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으니까..
서로 툴툴거리기도 하고, 때론 언성이 높아질때도 있지만
그 안에서 미움이 아닌 사랑을 전제되고, 느낄 수 있으니까.
처음... 난 영화를 보며 불편했다.
나처럼 재혼가정에서 피한방울 안 섞인 사람을 '엄마'라고 부르며
살아온 사람들은 '엄마'에 대한 개념이 조금씩 바뀌게 된다.
대개는 안 좋은 쪽으로..
피한방울 안섞인 완전 남남 이기도 하고, 어느 정도 자아가 성립된 상태에서 만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계속해서 접하게 되면
좋게 생각할래야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영화 "애자"에서 엄마가 했던 것처럼 지금의 내 엄마가 한다면
아마 분명 "엄마가 날 미워하는거야"라고 확신했을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믿음과 사랑을 바탕으로한 정상적인 가정.
적어도 엄마의 사랑과 희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상식선이 지켜지는 가정에서 자라온...
"엄마" 하면 떠오르는 "포근함", "사랑" ,"희생" 이라는 기본적인 정서가 통하는 가정에서
자라온 사람들이 봐야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인 것이다.
그래서 나같은 사람은 삐딱선을 타게된다.
저런 엄마따위...
보내달라는 유학도 안 보내주고, 오빠에겐 부족한 것 없이 다 퍼주고,
죽은 아빠의 위폐를 모시기 위해 절에다 돈을 갖다 바치는 등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기도 싫을 뿐 아니라
나만 보면 구박만 하는 엄마를 위해 내 삶을 포기하고 병수발을 들라고?
" 내 생활을 포기할 만큼 가치있는 일일까? "
먼저 주판알을 튕겨보게 되는거다.

하지만 애자는 끝까지 엄마를 놓지 못한다.
늘 애증의 대상인 엄마를 애자는 포기할 수 없다.
"싫다" "싫다" 하지만 자신의 삶에 간섭하는 엄마가 싫지 않다.
뭔가 새롭게 시작된 사랑을 하는 연인에 대한 마음 같다.
글쎄..영화를 보는 내내
"난 애자 행동에 동의할 수 없어, 아니 이해할 수 없어."라고 했지만
웃긴건..
머리로는 "저런 엄마따위 죽는 다고 해서 뭐.."라고 생각하면서도
수술을 포기한 엄마에게 찾아가 수술하자고 매달리는 애자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거다.
엄마가 죽은 후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는 애자에게 엄마의 혼이
찾아와 대화를 나누는 부분에서는 거의 통곡을 하는 수준이었다.
그것도 새벽 2시에..
애자는
어릴적 장애를 앓는 오빠에게 늘 엄마의 사랑을 빼앗기고
유학의 기회도 빼앗기고,
오빠의 결혼을 위해 미친년 연기도 해야한다.
게다가 엄마의 병수발을 해야하고,
하기 싫은 글쓰기도 해야했고
그 와중에 믿었던 절친에게 남자친구도 빼앗긴다.
고난과 절망의 연속이다.
그리고 결국 엄마 마저
오빠의 사업자금때문에 수술을 포기했다가 수술 시기가 늦어져 돌아가시고
그녀는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그녀가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남친과 글쓰기)올인했던
엄마가 돌아가셨다.
하지만 그녀는 이 힘든 시간을 통해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고,
더 성숙해 졌으며.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여러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책을 쓰게 되었다.
엄마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것, 오해했던 것들을 병수발이라는 특수한 상황이긴 했지만
둘이 함께 보내야하는 시간을 통해 이해하게 된다.
엄마가 좋아하는 것과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어하는 마음까지..
어쩜 내가 흘린 머리가 동의하지 않는 눈물은
나도 무조건적으로 이해하고, 사랑해 줄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망의 표출이 아니었을까?
매순간 오해하지 않도록 단어를 골라서 쓰고, 감정을 감추고,
살얼음판을 걷듯이, 남과 다름 없는 관계에게 하는거 말고,
투닥거리고, 언성이 높아져도 돌아서면 "헤헤 " 거리며 안길 수 있는
나의 의도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되는 관계..
나이 먹어 엄마가 되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나를 사랑해 줄, 이해해 줄 엄마가 필요하다는
꾹꾹 누르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아직도 미성숙한 나의 자아를 보게 되었던 것일게다.
하지만 거기까지이다.
이 영화 한편을 본다고 해서
현실의 소원해진 엄마와의 관계가 갑자기 회복되거나
납득할 수 없는 엄마의 행동들이 이해되진 않으니까.
영화속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엄마의 모습이
내 엄마의 모습일 거라고 믿어지지 않으니까.
더더욱 순진하게 그간의 모질었던 그리고 날 아프게 했던 모든 행동들이
모두 사랑에 기반한 것이었을거라고 믿기에
현실은 영화보다 더 복잡하고 덜 낭만적이고, 더 비극적이니까.
그냥,
"그래.. 이 세상 어딘가엔 이런 모녀 관계도 있을 거야..
모녀 관계가 이러면 참 좋겠어.."
라고 위안은 삼을 수 있겠지..
혹은 "나중에 내가 엄마가 되면 내 딸에게 이런 엄마가 돼 주어야 겠다"
라는 다짐 정도 가능하겠다.
아무튼 나의 아킬레스건인 "엄마와 딸"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를
가능한 보지 않으려 했었는데,
" 에잇..왠지 당장 엄마에게 안부전화라도 한 통 해야겠다.."
김영애님의 연기와 살짝 사투리가 어색했지만
최고의 싱크로율을 보이는 최강희의 연기 앙상블이 좋았다.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늘 엄마에게 손을 벌리는
무능한 오빠와 여친의 절친과 바람이나 피우는 남친..
이 영화에서 남자는 여자에게 어떤 도움이나 위안이 되지 못한다.
애자의 진정한 홀로서기를 다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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