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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17. 12:36 내 맘에 쏙 들어/영화

마더 (Mother, 2009)

감독  봉준호
출연  김혜자, 원빈, 진구, 윤제문
요약정보  한국 | 드라마 | 2009.05.28 | 청소년관람불가 | 128분

나의 꿈속 왕자님이 무참히 망겨진 영화로 기억될 영화 "마더"

먼저 본인은 원래 이런 어두운 영화를 별로 좋아라하지 않는 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다른 말로 하자면 자발성이 아닌 비자발성에 의해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다.

그 아무리 봉준호 감독 작품이라해도 버텼었다.

한국의 대표 어머니 김혜자님? 콧방귀도 안뀌었다.

원빈.... 음.. 살짝 흔들리긴 했지만 그래도 두눈 질끈 감고 참아냈다. 

하지만 제대로된 예습 한번 안하는 불량 학생이란 자괴감을 떨쳐버리고자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첫장면..

난데없어 김혜자님이 갈대밭에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춤을 추기 시작하신다..

그 표정은 뭐랄까..형언하기 어려웠다. 그 이유는 영화의 종반에 가서야 알게된다.  

그리고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줄거리대로

좀 덜떨어진 아들 도준이 살인사건에 휘말리자

 아들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한 엄마의 사투를 그려낸 영화인듯 흘러간다.  

여기서 질문 1) 왜 엄마와 도준 둘만 살게 됐을까?

영화에서는 아빠에 대한 언급자체가 없다. 아빠는 이 영화에서 불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겠지?

스토리를  분산시키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계산된 설정이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질문 2) 엄마는 왜 과도하게 아들에게 집착을 보이는 것일까?..

영화 전반부 내내 다뤄지는 아들에 대한 엄마의 관심과 관심을 넘어선 집착이 의아했다.  

영화에서는 도준에 대해 공식적으로 장애우로 취급하지 않는다.

단지 조금 특이한? -기억을 잘 못하는- , 이상한 사람쯤으로 취급될 뿐이다.

그리고 엄마는 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며 아들의 모든 행동에  책임지려 안간힘을 쓴다.

한 예로 길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소변을 보는 아들에게 약을 먹이는 장면이었는데,

엄마는 백주대낮에 길거리에서 소변을 보는 아들을 타박하기보다 약을 남겼다며 안타까워한다.

그리곤 조심스레 아들이 소변을 본 자리를 판자로 가린다.


여기에서 뭔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 모자 관계는 뭔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대로된 부모라면 잘못하고 있는 아들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이 엄마는 아들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인다. 

이 이유는 궁금증이 정점에 달했을 무렵 알 수 있었다.  

엄마와 아들의 이상한 관계는 "죽음"과 연관이 있었다.

아니 이것은  단순한 죽음이 아닌 "배신" 혹은  "살인"으로 해석될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엄마는 그때의 잘못에 대해 보상하려 분에 넘치게 애를 쓰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친절이나 과도한 관심은 결국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도준의 살인처럼.. 

그리고 그 분노의 결과는 더 참혹한데,

 엄마 자신마저 아들의 살인 장면을 목격한 고물상 노인을 살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여고생을 살해하고 집에 들어온 도준은 엄마와 마주보고 잠이 든다.

모자 지간의 가장 친근한 스킨쉽인 엄마의 가슴을 만지며.. 

하지만  출옥을 하고 난 후 집에 돌아온 도준과 엄마는 더 이상 서로를 마주보지 않는다.

그들 사이엔 "살인"이라는 커다란 사건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서로의 살인을 알고 있고,

(불탄 고물상에서 주웠다며 엄마의 수지통을 건네줄때, 소름이 확 돋았다.

정말 도준이 어떤 사람인지, 도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을 수가 없었다.)

뒤돌아설 수도, 멈출 수도 없어 그냥 앞을 향해 걸어가야 하는 상황에 순응하게 된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었는데,

아줌마들과 여행을 온 엄마가 무리에 섞이지 못하고 혼자 앉아 창밖을 보다가 결국

 본인이 입버릇처럼 말했던

"나쁜일, 끔찍한 일, 속병나기 좋게 가슴에 꾹 맺힌거 깨끗하게 싹 풀어주는 침자리"에

스스로 침을 놓고는 고속버스 춤을 추는 아줌마들 무리에 섞이는 장면이다.

아들의 살인 사건, 자신의 살인 사건, 어릴적 엄마가 자신을 죽이려 했다고 기억하는 아들의 상처 ,

부수적으로는 그동안 범인을 찾는다며 여기저기 뿌리고 다닌 돈문제. (아마 빚을 끌어다 쓴 것 같다.) 

아무것도 해결 된 것은 없는데, 그래도 멈출 수 없기에 엄마는 다시 앞을 향한다.

사는게 힘들어서 5살난 아들과 동반 자살하려 했지만

마음이 약해  약한 약을 썼다가 다시 살아났던 것처럼..

 그리고 아들이 기억못하겠거니.. 생각하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들을 갖다 먹이며 정성을 들였던 것처럼

엄마는 자신이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아들을 돌본다.

그것이 엄마에겐 아들에 대해 용서를 비는 방법이었겠지..

솔직히 이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두 살인자에 대해 처벌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한다.

어릴적 가장 믿었던 엄마에게 배신을 당하고,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그 후유증으로 생활속에서

여러 장애를 가지고 살고 있는 도준의 우연한 살인..

 그것도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한 것 뿐이지 않는가? -바보라 부르는 사람에 대해 용서하지 말라는.- 

그리고 엄마는 어떤가?

 아들에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노심초사 아들을 돌보고, 아들의 무죄를 확신하며 아들을 살리기 위해,

몸부림 치던 엄마는 다시 우연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내러티브적으로는 두 사람다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도준과 엄마 누구도  처벌 받지 않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할 마음이 그리 들지 않는다.

법적인 처벌이 아닌 다른 형벌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지만

그들의 상황에 대해 감정적으로 동의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마 그들은 남은 시간동안 죄책감과 고통속에서 살아가겠지. 그러다 서로를 용서하게 되거나,

양심 선언을 하며 자수를 할 수도 있을 거고..

그 뒷 얘기는 아무도 모른다. 누구도 결론짓고 싶어하지도 않고.

그런데 이 감독은 왜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이 영화는 무슨 뜻을 담고 있는 것일까?

솔직히 난 이 영화를 보며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도준이 5살때 동반자살하려 했던 시도에 대해

어떤 식으로라도 해결하지 않고 은근슬쩍 넘어가려했던 엄마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세상의 전부였던,  어쩌면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었던 엄마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아이가 얼마나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겠는가?  

이건 정말 아이에게 치명적인 상처이고 

이 기억은 어떤 식으로든 해결되지 않으면 커서도 계속 안 좋은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다시 한 번 더 인간의 마음, 상처, 기억에 대해 생각하게 된 영화였다.

현재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해결되지 않는 기억, 상처가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들에게 더이상의 평화는 없다. 어쩌면 처벌받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럼에도 엄마는 멈추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간다.

군더더기 없는 시나리오와 연출, 김혜자님과 원빈, 진구 등이 보여준  최고의 연기, 

적절한 음악과  편집, 최고의 헌팅까지.. 어느 장면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영화이다.

하지만 내취향은 절대 아니라는 사실...  

 <내가 싫어하는 영화 : 비내리는 밤, 여자가 비맞는 씬이 나오는 영화..^^ >  

<뭘 입혀나도 간지나는 원빈.^^> 

 

posted by kira kira hika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