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9월 중순부터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기다린 청어람 강좌.
그리고 청어람 아카데미에서 처음 소개받은 강좌가 바로... 그 이름도 거창한 <사회적 글쓰기>
어떻게 글을 써야 사회적 글쓰기가 되지?
타이틀을 보고는 강의의 내용이 어떨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럴땐 강사를 보면 되지..
모르고, 모르고, 모르고... 진중권? 100분 토론에 자주 등장하시던 그 분?
호... 본인을 사회주의자라고 거침없어 말씀하시던 그분이 떠오르며 구미가 당기는 것을 느꼈다.
소시적... 나도 한 때는 사회적 평등을 외치며 돌맹이 몇 개 던져본 적은 없고..
치약을 들고 선배와 동기들을 찾아 열심히 여기 저기 뛰어다니던 시절이 있었지...
명세기 사회학과 출신..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지라던 교수님의 말씀도 멀찌기에서나마
들리는 듯하고.. 그래 ... 결정했어.. 이 녀석으로 하자..
2) 이왕 듣기로 한거 다른 강좌도 하나 더??
근데.. 내 주머니는 민들레 홀씨만큼이나 가볍다.
그래 결심했어.. 서포터즈.. 시간 많고 돈없는 간사에겐 최고의 선택이지..
너무 오랫동안 나만의 세계에 고립되어 살았던 내가 스스로 보금자리를 박차고 나오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기분 좋은 긴장감과 기대감으로 평소보다 피가 1.3배 정도는 빨리 도는 것 같은 느낌으로
강의 시간을 기다렸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엉덩이가 들썩 거리고.. 사무실 눈치보다가 쌩~하니 칼퇴근..
엄청난 무언가를 해야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잠시..
생각보다 부담없이 할 수 있는 일이어서 한시름 놓았다.
3) 글쓰기하면 떠오르는 가장 강렬한 인상은 대학교 방송국에서 2년 정도 PD를 하며 썼던 방송대본의 추억이다.
짧게는 20분부터 길게는 60분 분량의 방송을 위한 원고를 쓰면서 글쓰기의 맛을 알았고,
한번씩 라디오 작품을 만들어서 아나운서들이 녹음까지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쓴 방송 원고를 가지고 녹음하던 아나운서부 동기가 울었던 기억이다.
그리고 한때 열병처럼 찾아왔던 늪과 같은 인터넷 소설이라는 무서운 세계에 겁없이 발을 들여 놓으며
내 소설을 읽는 20명 정도의 독자를 위해 하루 두, 세시간동안 꼬박 글을 쓰고, 수정을 했었더랬다.
하지만 클릭수가 1000명을 넘어가는 인기 작가들의 글을 보며, 나의 비루한 글쓰기 실력에 다시 한 번 더
절망하며 "글쓰기는 나와 어울리지 않아.." 라는 멘트를 남기며 과감히 인터넷 소설계를 떠났었다..
그리고 최근 미니 홈피로 시작했던 블러그에 좋아하는 배우, 영화, 드라마에 대한 리뷰와 감상평을
쓰게됐고 그렇게 글이 쌓여가던 어느날 싸이월드 메인에 내 허접한 글이 소개되더니
현재 하루 평균 2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꾸준히 내 블로그를 찾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기만 할 뿐 댓글이나 방명록을 통한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이나
더 발전된 관계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블로그가 아니라
나만의 만족을 위한 블로그였으니까..
하지만 어느날부터인가 "계속 블로그를 해야할까?"
아니 "나의 만족을 위한 블로그라면 글들을 오픈할 필요가 있을까? "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
처음엔 나의 만족을 위한 글쓰기 였는데, 점점 소토하고싶은 욕망이 생겨났다.
내가 쓰고 있는 글이 인터넷상을 떠도는 공허한 외침 같이 느껴졌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 비슷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교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만 갔다.
하지만 어떻게?
내게는 <사회적 글쓰기>라는 강좌가 그 해답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4) 강의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강사였던 양희송 실장님의 사회적 글쓰기에 대한 정의와
글쓰기에 대한 생각들과 좋은 글쓰기에 대한 설명들..
지금까지 나에게 있어서 글쓰기란 "기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내가 본 것, 내가 느낀 것, 내가 생각한 것, 내가 감동받은 것들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편집증적으로 기록했던 것이 글쓰기였다.
하지만 사적인 공간의 글쓰기가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해 들으며, 글쓰기에 대한 책임감들이 느껴졌다.
지금 까지 사적인 공간이란 이유로 너무 내 멋대로 글을 쓴 것은 아닐까?
지금까지의 내 글을 돌아보면 솔직히 양 실장님께서 강의 중에 하신 말씀처럼
"베어진 나무에게 미안한 책 " 같은 글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글을 열심히 쓰는 것,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 좋은 글을 쓰는 것, 글을 잘 쓰는 것은 다르다는
말을 들으며 다시 한 번 더 절망하고..
적어도 쓰레기는 만들면 안되지 않을까?하는 반성과 다짐을 하는 시간이었다.
5) 솔직히 지금까지 내가 블로그에 썼던 글은 대상을 고려했다거나, 글을 쓰는 목적이 분명했다기 보다는
아까도 말했듯이 나의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한 글쓰기였기때문에
사회적으로 나의 글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인식 없이 생각나고 떠오르는 대로,
나의 감정이 흐르는 대로 긁적이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강의를 듣고 있자니 글쓰기가 조심스러워졌다.
뭐 그렇다고 글쓰기를 멈출 생각은 없다. 남들이 뭐라건 하고 싶은 건 하는 성격이라..^^
그래도 이제는 글을 쓰기에 앞서 한 번 더 생각하고 글을 쓰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는 글을 쓰기 위해 목적이나 방향성이나 구조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풀어놓기 위해 폭풍같이 글을 몰아썼다면
이제는 내 안의 것들을 정리하고, 다듬어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글을 쓸 자유와 쓰지 않을 자유에 대해 들으며,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갈증이 생겼을때 썼던 글과
그렇지 않고 의무감 내지는 습관적으로 글을 썼을 때의 사람들의 반응이 달랐던 것이 떠올랐다.
신명나게 쓴 글은 확실히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식으로든 흔적을 남기고
그에 따른 반응도 뜨거웠었다.
하지만 기록에 대한 나의 편집증을 충족시키기 위한 글쓰기는
쓰고나서도 개운하지 않고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반응 역시 밋밋했다.
그래.. 이왕 글을 쓰기로 했다면 잘 써보자.
사람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써보자.
사람들이 재밌게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써보자.
사람들이 재밌게 읽으면서 공감하면서 행동으로 옮기고 싶게 만드는 글을 써보자.
따끔하긴해도 따뜻한 글로 세상을 뒤집어 엎어보자..
안그래도 웃을 일 없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자. 메마른 정서를 적셔줄 가랑비같은 글을 쓰자
읽고나면 유쾌한 혹은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글을 쓰자.
인터넷 상에 떠도는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악플들을 보면서, 아무 상관없는 나도 이렇게 기분이
나빠지는데, 정작 악플러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글을 쓰고 싶다"는 강렬한 생각이 들었다.
전문용어로 "계시"라고나 할까? "하나님의 음성" 이라고 할까..
내게는 레마로 왔다. "니가 그런 글을 써보면 어때? "라고
그리고 그때 나의 즉각적인 반응은 ? " 제가 어떻게요? " 였다.
하지만 바로 이어서.." 뭐 어때?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잖아? "라고..
그래서 결심했다. 될까 안될까 고민할 시간에 되든 안되든 뛰어 들어보자..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어쩔 수 없지만 해보기도 전에 미리 뒷걸음질 치지는 말자..
높은0 교회 연합 김모 목사님의 설교에서도 들었던 기억이 나는 그 말씀..
그래 결심했어.. 해!보!자!
6) 그리고 이어진 강영미 실장님의 초스피드 롤러코스터 강의는 "희망" 과 "믿음"이라는 키워드만 던져놓고
멀어져 갔다.. 뭔가 강렬한 임팩트가 있었는데, 아 맞다..
단 한번의 만남후 책이 출판되고, 두번째 만남이 출판 기념회였다는 파격적인 소식이었고,
그 일 이후에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하지만 솔직히 의자에 앉아 집중해서 공부해 본지 오랫만이라 졸려서 정신이 혼미하기도 했고,
2년만에 보는 17년 지기 친구가 명동역 3번 출구에서 나와 배회하고 있다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도킹할 것인지에 대해 문자를 주고 받느라 집중하지 못했다.
논산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생활고를 해결하느라 주말, 휴일 없이 야근에 비상에
바쁘게 지내던 친구가 일부러 시간내서 날 보기위해,
안 들어도 되는 교육을 신청해서까시 서울에 올라온다는데,
"어이 친구. 날짜를 잘 못 잡은 것 같은걸? 나는 청어람에서 듣는 중요한 강좌가 있어서 시간을 낼 수 없으니
강좌가 끝나는 11월쯤 다시 시간을 내어 올라 오는 건 어때? " 라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었다.
그래도 강영미 실장님의 정식 강의가 또 남아 있으니 그때는 집중해 보겠다고 결심해 본다.
7) 사람이 생각한대로만 살면 사회가 얼마나 아름다워질까..
정리해서 글을 쓰자는 당초의 다짐과 달리 또 생각나는 대로 휘몰아쳐 긁적이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그래도 절망하진 말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테니까..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참.. 그리고 전세계로 생방송되는 강의를 찍는 카메라를 담당하는 업무때문에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강사들이 튀기는 침을 볼 순 없어도, 강사의 얼굴에 난 점의 갯수는 셀 수 없어도
강사의 표정과, 눈동자의 움직임, 제스추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특권..
올레...!! 다음주가 기다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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