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얼렁뚱땅 "해운대"를 보다..
1달 넘게 계속된 박콘을 마무리 하며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려했는데..
예매를 안 했던 터라 가능한 시간대의 영화들이 매진 사례....
다음날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다.. 당근 미리 예매를 하고..
"국가대표"와 "해운대" 중 어느것을 볼까 갈등했지만..
"국가대표" 는 그 다음 날 약속이 잡혀 있던 터라 "해운대"를 선택했다.
해운대는 한국에서는 거의 최초로 제작된 재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헐리우드처럼 2시간 내내 비싼 후반작업 (-CG 작업)을 할 돈이 없는 터라
초, 중반까지 등장인물들의 스토리를 풀어가는 형식을 취했다..
그것도 거의 코믹으로..
그래서 초반엔 관객들이 이 영화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게 된다.
뭐 다 좋다.. 이해한다.. 요즘 대박을 친 한국 영화가 없고..
대규모 예산을 들인 영화중에 지금껏 성에 차게 흥행한 영화도 없었으니까..
허접한 CG에만 의존하기엔 위험부담이 크기도 했겠지...
여차하면 코미디 휴먼 가족 영화라고 우기면 되니까..ㅋㅋ
하지만 뭐..이런 시도라도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것은 좋다고 본다..
그래서 CG가 어색하니 뭐니 해도 눈 딱 감고 봐주기로 결정했던 터였다..
등장인물은
2004년 쓰나미로 아빠를 잃은 강연희와 그녀를 좋아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죄책감을 안고 마음은 전하지 못한채 몰래 그녀를 돌봐주는 애딸린 홀아비 만식

지진과 쓰나미밖에 모르는 국제해양연구소의 지질학자 김휘와 그의 전처 이유진과 그녀의 딸 지민..
김휘는 대마도 근처에서 벌어지는 잦은 지진이 신경쓰여 해운대에 내려오고,
이유진은 해운대에서 문화 엑스포를 개최하기 위해 해운대에 온다.
그리고 아빠의 얼굴을 모르는 딸 지민을 보게된 김휘는 마음이 아프다.

만식의 동생이자 해운대 해양구조대원인 형식과 형식에 의해 구조된 3수생 희미는
엉뚱한 계기로 만나지만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며 가까워진다.

그리고 연희의 동창이자 동네를 어슬렁 거리는 백수 오동춘(김인권)
삶의 기대나 희망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대박을 꿈꾸는 인간형..
면접자리 알아봤다는 엄마에게 구두가 없어서 못 가겠다고 하는 철없는 아들이다.
만식읠 아들을 꾀어 내어 앵벌이를 시킨다..

이렇게 여러 등장인물들의 각각의 스토리리들이 진행된다..
거대한 쓰나미가 바다밑에서 진행되는지도 모른채 인간들은 싸우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화해한다..
그리고 때가 되어 김휘가 그렇게 대비해야한다고 했던 메가 쓰나미는 100만 인파가 모여든
해운대를 덮치고, 등장인물들의 운명도 거대한 재난의 소용돌이 속에 함몰되고 만다.

대자연의 심판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덮쳐오는 거대한 파도를 보며 어릴적..
고향 바닷가에서 나를 덮쳤던 거대한 파도의 공포가 기억났다.
조금만 옆으로 갔었어도 바위에 부딪혀 생명이 위험할뻔 했던...
지금도 가끔 그 파도에 휩쓸리는 꿈을 꿀 정도로 무서운 경험이었다..
못해도 5미터는 되어 보였던 파도...
하지만 해운대를 덮친 파도는 50미터는 족히 되어 보였다..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단체가 2004년 당시 족자카르트로 긴급구호를 다녀왔었기 때문에
그때 찍은 사진들을 가지고 있는데.. 정말이지...
너무나 참혹했다.. 한동안 음식 먹기가 거북할 정도로...
그래서 쓰나미가 휩쓸고 간 후의 참혹함을 잘 알고 있다.
영화였으니까 망정이지.. 실제로라면...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아무튼..
쓰나미가 닥치고 절대절명의 순간에 사람들은 솔직해 진다..
사랑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고, 용기를 내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사람은 이민기와 김인권이다.
이민기는 나날이 연기가 늘고 있고,
김인권은 등장하는 모든 씬에서 폭소를 터트리게 하는 활약을 펼쳤다.

이 영화에서 제일 싫은 캐릭터가 있다면 바로 만식이다..
늘 술에 취해있고, 뭔가 하는 일없이 무위도식하는 듯 해 보인다..
정말 내 고향에서 수없이 봐왔던 너무 한심해 보였던 뱃사람의 그것을
너무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그래서 싫다..ㅋㅋ
그만큼 연기를 잘 한다는 거겠지.. 사투리도 꽤 훌륭하고..
아는 언니는 설경구때문에 이 영화를 안 본다고 하지만..
연예인의 사생활은 사생활인거고.. 그의 연기는 별개라고 생각하니까..
연기자는 연기만 잘 하면 된다는 주의라서..
암튼.. 그래서 그의 완벽한 연기때문에 만식이 싫었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연희가 만식의 엄마에게 죄지은 사람처럼
자신을 받아들여줘서 고맙다고 우는 장면에서는 살짝 짜증이 났다.
뭐가 부족해서? 단지 고아라서??
애딸린 홀애비 뭐볼게 있다고 처녀가 시집가 준다면 감사 해야하는거 아닌가?
살짝 짜증이 났다..
암튼..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영화.. 나름 재난 영화의 틀을 갖고 있지만 코믹 휴먼 가족 영화라고 말하고 싶고..
쓰나미가 이 영화에서는 그리 큰 역할을 해내진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 요약 정보에 재난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라고 했겠지..
정말 이 영화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잔잔하게 풀어내고 있고,
쓰나미의 역할은 살짝 미약했다..
물론 파도가 광안대교를 덮치고, 건물들을 덮치는 장면,
콘테이너들이 날아가서 건물에 박히는 장면은 좀 볼만했다.
처음 영화가 시작됐을때 낯익은 곳이 나와서 너무 신기했다.
내가 10년 넘게 살았고, 툭하면 놀러갔었던 해운대와 그 주변..
그리고 그곳이 쓰나미에 의해 초토화 됐을때의 위화감...
영화니까 망정이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하지원은 참 보석 같은 배우이다.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를 펼쳤다.
살짝 사투리가 어색하긴 했지만 뭐 귀엽게 봐줄만 하다.
단지 아쉬운 것은 박중훈 아저씨의 아쉬운 연기??
뭔가 어색하고 아쉬웠다.
물론 등장인물들이 안정적으로 연기를 잘 해줬기 때문에
그나마 영화가 이정도 나오지 않았나 생각하지만...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빵 터진 장면이 3군데 있는데,
하나는 광안대교에서 떨어지는 콘테이너를 피해다니는 동춘과
위장약인줄 알고 샴프를 먹은 만식과 야구 경기장에서의 만식이다...
만식의 사진을 마지막으로 영화 후기를 마칠까한다.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까메오는 이대호 선수다..ㅋㅋ
사직 구장에서 하는 롯데 경기에서 사람들이 롯데 응원하는거 보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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